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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나를 발견하는 기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성북시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816회 작성일 24-01-03 11:37

본문

배움, 나를 발견하는 기쁨


특수교사  이*수님


나는 처음부터 교사가 되고 싶던 사람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 내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가진 나는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듣기와 말하기를 활용하는 놀이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고, 그 중에서도 음악 놀이를 제일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까워지게 되었다.


특히 피아노 치는 것을 무척 좋아했는데, 나를 어릴 때부터 지켜보시던 분들의 말씀에 따르면 피아노 음악을 듣거나 피아노를 칠 때 굉장한 집중력을 보였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나는 어려서부터 전문적인 피아노 교육을 받게 되었다.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는 선생님이 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의 권유도 많았고, 무엇보다 좋은 연주자도 좋지만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훌륭한 음악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과정에서 음악교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것으로 나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생각했지만, 바뀐 교육의 현실은 그것으로 충분하지 못했다.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특수교사 자격증이 필요했고, 그 자격증을 위해서는 다시 학사를 취득해야만 했다.


그래서 자격증을 위해 학사편입을 했다.


솔직히 처음엔 싫었다.


지금까지 한 분야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하고 나름 경력도 쌓았는데, 다시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이제까지 준비했던 것들이 쓸모없어진다는 생각을 하니 속이 상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결정한 것을.


특수교육과 역시 힘들었다.


준비되지 않은 교재들도 많았고, 공부 과정에서 논문이 필요할 때가 많았는데 인터넷 접근이 어려웠다.


특히 새로 나온 자료들은 더욱 그랬다.


또, 분석을 위해 그래프를 활용하는 과목들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친구들로부터 몇 번의 설명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나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일들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대학교에서는 좋은 친구들과 도우미들과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들의 도움으로 힘든 공부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특히 먼저 공부한 시각장애인 선배들이 있어 교재를 구하는 것도 조금 수월했고 여러 모로 든든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위하는 일은 반드시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능력을 잘 활용하면 누군가에게 얼마든지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내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이다.


그 순간부터 나는 나의 과거와 현재 모두에 자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장애 학생들을 위한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임용고시에 도전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꼭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겠다고 다짐하며 계속 도전했고, 기다리던 합격을 하게 되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의 의지도 물론 있었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우선,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주고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는 가족들이 있었다.


또, 자료 제작을 도와주시는 복지관 선생님들이 계셨고, 훌륭한 임용 강사 선생님들이 계셨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만날 수 있는 선배들이 있었다.


특히, 임용 관련 카페 등에서 임용 선배들의 공부 요령, 합격수기 등을 참고했고, 어떤 선배들은 감사하게도 자신이 만든 서브노트까지 올려주기도 했다.


그러한 선배들의 조언을 참고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 역시 경험 많은 선배로서 예비 선생님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참고로 나의 이야기가 정답은 아니며,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이 있으니, 내 이야기를 참고하되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선택하고 개발하여 사용하기 바란다.


나는 임용준비에 필요한 것들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생각한다.


첫째, 분석이다.


분석에는 기출문제 분석과 나 자신에 대한 분석이 있다.


기출 분석은 기출 문제에 나온 내용, 깊이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한 분석은 나의 학습 특성, 심리적 특성, 학습 특성을 파악하여 그에 알맞은 학습 방법과 학습 시간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나는 나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고, 반대로 나의 장점이 임용공부에 주는 단점과 나의 단점이 임용공부에 주는 장점을 분석하여 공부 방법을 만들어냈다.


둘째, 연습이다.


이론 공부이지만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다.


이해와 암기도 좋지만 이렇게 연습 과정이 있으면 집중하기 쉽고,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암기할 수 있고, 집중력도 좋아졌다.


읽기 연습에서는 훑어보는 연습과 자세히 읽는 연습을 하면 좋다.


또한 생각하는 연습을 통해 문서에 나와 있는 것 이외의 생각을 추가적으로 해볼 수 있었다.


즉, 하나의 이론에 대해 필요성, 장단점 등을 나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습은 이론공부뿐 아니라 2차 공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셋째, 보조공학기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내가 주로 사용한 보조공학기기는 한소네였고, 때에 따라 컴퓨터를 함께 활용했다.


컴퓨터와 한소네를 모두 활용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읽기와 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더불어 스마트폰 역시 잘 사용하면 공부에 많은 도움을 주는 매체이다.


넷째, 건강이다.


다른 일에서처럼 임용 시험을 위해서도 체력과 컨디션을 최상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몸이 편해야 집중도 잘 할 수 있고, 마지막까지 리듬 잃지 않고 해낼 수 있다.


잘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고, 아픈 곳이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치료하기를 추천한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나는 ‘공부 끝나고’ ‘조금만 더 있다가’ 하다가 고생한 적도 있었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생각의 전환이다.


<시험 합격>이라는 목표로 공부를 하는 것은 여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이 아니다.


그 스트레스를 다 견디며 한 해를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다.


처음에 나는 그저 잘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단순히 책망하기만 했었다.


그러나 내 공부 방법이 잘 잊기 쉽고 집중이 어려운 방법이라는 것을 안 후, 나는 공부하는 시간을 최고로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다른 것은 생각도 안 날 만큼 말이다.


물론,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꼭 기분을 좋게만 만들겠다는 뜻이 아니다.


시험공부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


내가 말하는 행복한 시간이란, 이유가 무엇이든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사용한 방법 중 하나는 공부 방법 중에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책의 내용을 읽고 거기에다 나 나름대로의 글귀를 적는 것이다.


비교·분석 결과이든 소감이든 쓰고 싶은 말을 모두 기록했다.


나는 이러한 공부법을 일명 <낙서 공부법>이라고 이름 지었는데, 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내 생각의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고도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더 많이 맞혔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 말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나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기간이 힘들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니 과거의 내가 참으로 우습다.


나에게는 다른 좋은 기회가 더 있는데,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있는데, 왜 음악과 멀어졌다는 이유로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슬퍼했을까?


지금 나는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교육 현장이 아직 시각장애인들이 일 하기에 녹록치 못한 여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두렵지만은 않다.


나보다 먼저 현장에서 근무하신 선배교사 시각장애인 선생님들이 길을 잘 닦아 놓으셨고, 지금도 노력중이시다.


합격자 발표 이후 시각장애인 선배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았는데, 내 편이라고 믿을 수 있는 그분들이 계셔서 힘이 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 등 몇몇 장애인 복지관 등에서는 예비 시각장애인 교사와 현직 시각장애 교사를 위한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함께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든든하다.


지금 내가 할 일은 선배들이 걸어오신 길을 잘 유지하고 내게 맡겨 진 일을 성실히 하는 것, 장애 학생들을 위한 좋은 선생님이 되어 후배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경험도 없고 모르는 것도 많아 두렵지만, 나에게 주어진 좋은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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